'에베소서' 꼭 알아야 할 3가지 사건 : 계획된 하나님의 신비

성경의 **에베소서(Ephesians)**는 사도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기록한 '옥중서신' 중 하나로, 신약성경의 서신서 중 가장 깊이 있고 오묘한 신학적 통찰을 담고 있어 '서신서의 왕관' 혹은 **'신약의 지성소'**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서가 잘못된 가르침에 대항하는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면, 에베소서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 계획과 교회의 본질을 설명하는 '선포적' 성격이 강합니다.
[서론] 창세 전부터 계획된 하나님의 신비
에베소서는 다른 서신서들과 달리 구체적인 교회의 문제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닙니다. 대신, 시야를 넓혀 우주적인 관점에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조명합니다.
바울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이 받은 복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의 위로가 아니라,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세우신 원대한 계획의 결과임을 일깨웁니다. 이 편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1~3장은 우리가 받은 하늘의 신령한 복과 교회의 비밀(이론)을, 4~6장은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성도의 삶(실천)을 다룹니다.
1.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의 선포 (하나님의 선택 사건)
에베소서의 시작인 1장은 마치 웅장한 찬양시와 같습니다. 여기서 바울은 시간의 한계를 넘어 창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 구원의 기원을 설명합니다.
- 창세 전의 선택: 하나님께서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선택하셨습니다. 이는 우리의 어떠한 노력이나 자격이 생기기도 전에 이루어진 무조건적인 은혜임을 뜻합니다.
- 세 가지 찬송: 1장 3절부터 14절까지는 성부 하나님의 선택, 성자 예수님의 대속(피 흘림), 성령 하나님의 인치심(보증)이 차례로 등장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협동 사역을 찬양합니다.
- 의의: 이 대목은 성도의 정체성을 흔들리지 않는 기초 위에 세워줍니다. 우리가 우연히 예수를 믿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철저한 계획 속에서 부름받은 소중한 존재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2. 유대인과 이방인의 연합 (중간에 막힌 담을 허무신 사건)
에베소서에서 가장 혁명적인 사건은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인류 사이의 **'높은 담'**을 무너뜨렸다는 선포입니다(2장). 당시 유대인과 이방인의 간극은 오늘날의 인종 갈등이나 계급 갈등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 십자가의 화목: 유대인들은 율법과 할례를 근거로 이방인들을 외인(strangers)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께서 자신의 육체로 법조문으로 된 계명의 율법을 폐하셨다고 말합니다.
- 한 새 사람(One New Man): 예수님은 단순히 갈등을 봉합하신 것이 아니라, 유대인과 이방인을 합쳐 **'한 새 사람'**을 만드셨습니다. 이제 둘 사이에는 차별이 없으며, 모두가 동일한 하나님의 가족이자 시민이 된 것입니다.
- 성령 안에서 지어져 가는 성전: 바울은 교회를 건물이 아닌 유기체로 묘사합니다. 모퉁잇돌 되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도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님의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해 함께 지어져 갑니다.
- 의의: 이 사건은 기독교가 특정 민족의 종교를 넘어 전 인류를 품는 보편적 교회로 나아가는 신학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3. 그리스도의 군사로 무장함 (영적 전쟁과 전신갑주 사건)
에베소서의 대미를 장식하는 6장에서는 성도의 삶을 **'전쟁'**에 비유합니다. 구원받은 성도는 평안한 삶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워야 하는 군사라는 것입니다.
-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님: 우리의 적은 눈에 보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 즉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입니다.
- 하나님의 전신갑주(Full Armor of God): 바울은 로마 군병의 무장을 본떠 성도가 갖춰야 할 항목들을 열거합니다.
- 진리의 허리띠: 삶의 중심을 진리로 고정함.
- 의의 호심경: 가슴(마음)을 보호하는 하나님의 의.
- 평안의 복음의 신: 어디든 복음을 전하러 나가는 발걸음.
- 믿음의 방패: 악한 자의 불화살을 막아냄.
- 구원의 투구: 생각과 머리를 보호하는 확신.
- 성령의 검: 유일한 공격 무기인 하나님의 말씀.
- 결정적 무기, 기도: 갑주를 다 갖춘 후 바울이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무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라"는 것입니다. 기도는 이 모든 무장을 작동시키는 동력입니다.
- 의의: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현실의 안락함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의 공의와 통치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영적 투쟁임을 보여줍니다.
[결론] 만물을 통일하시는 그리스도
에베소서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통일(Unity)'**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는 것이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1:10).
바울은 이 거대한 비전을 제시한 뒤, 실제적인 권면을 잊지 않습니다.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 상전과 종의 관계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재정립되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가르칩니다. 즉, 하늘의 신비한 복을 깨달은 사람은 일상의 가장 작은 관계 속에서 그 복을 증명해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에베소서를 읽는 것은 우리가 누구인지, 교회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싸움을 싸우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 서신을 통해 당신이 창세 전부터 사랑받은 존재임을 확신하고, 오늘 하루를 그리스도의 용맹한 군사로 승리하며 살아가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