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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꼭 알아야할 3가지 사건 :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라킬프에22 2026. 1. 20.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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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은 마태, 마가, 누가복음과 같은 공관복음서와는 확연히 다른 독특한 관점을 견지합니다. 공관복음이 예수님의 행적을 연대기적으로 기록하며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데 주력했다면, 요한복음은 **"예수는 누구이신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 답하며 그분이 곧 **'하나님'**이심을 증명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1. 서론: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요한복음의 저자 사도 요한은 복음서의 기록 목적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오직 이것을 기록함은 너희로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게 하려 함이요 또 너희로 믿고 그 이름을 힘입어 생명을 얻게 하려 함이니라" (요한복음 20:31).

요한복음의 서론(1:1-18)은 장엄한 찬가와 같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로고스(Logos, 말씀)'**라고 부르며, 그분이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그분 자체가 곧 하나님이시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예수님을 단순히 위대한 선지자나 도덕적 스승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 우주의 창조주이자 생명의 근원으로 높이는 것입니다.

또한 요한은 예수님이 행하신 기적들을 '이적'이 아닌 **'표적(Sign)'**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그 기적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그 기적을 통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가리키는 '표지판' 역할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2. 첫 번째 사건: 가나의 혼인 잔치 (첫 번째 표적)

요한복음 2장에 기록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신 사건은 예수님이 공생애 기간 중 행하신 첫 번째 표적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잔칫집의 곤란을 해결해 준 에피소드를 넘어 심오한 영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건의 전개

갈릴리 가나의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예수님은 유대인의 정결 예식을 따라 놓인 돌항아리 여섯에 물을 채우게 하신 뒤, 그것을 최상급 포도주로 변화시키셨습니다.

의미와 중요성

  1. 새 시대의 도래: '물'이 율법과 형식에 매인 유대교의 정결 예식을 상징한다면, '포도주'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지는 복음의 기쁨과 생명을 상징합니다. 이는 낡은 질서가 가고 새로운 은혜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2. 풍성함의 하나님: 예수님은 모자람을 채우시는 분일 뿐만 아니라, 넘치도록 풍성하게 주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3. 창조주의 권능: 물질의 본질을 바꾸시는 이 기적은 예수님이 자연 만물을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심을 제자들에게 확신시켜 주었습니다.

3. 두 번째 사건: 나사로를 살리심 (일곱 번째 표적의 절정)

요한복음 11장에 등장하는 죽은 나사로를 살리신 사건은 예수님의 신성이 절정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는 표적입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직전, 가장 큰 갈등과 기대를 동시에 불러일으킨 사건입니다.

사건의 전개

예수님의 친구 나사로가 병들어 죽은 지 이미 나흘이나 지나 시신에서 냄새가 날 때, 예수님은 무덤 앞에 서서 "나사로야 나오라"고 외치셨습니다. 그러자 죽었던 자가 베에 감긴 채 걸어 나옵니다.

의미와 중요성

  1.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예수님은 이 사건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선포하셨습니다. 그분을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실제적인 사건으로 증명하신 것입니다.
  2. 인간적 고뇌와 신적 권능: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인성)과, 죽음을 호령하시는 권능(신성)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3. 십자가 사건의 도화선: 이 표적은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나, 동시에 위협을 느낀 종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4. 세 번째 사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심 (섬김의 극치)

요한복음 13장에 기록된 '세족식'은 공관복음의 '성찬식' 비중만큼이나 요한복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사건입니다. 이는 십자가를 앞둔 예수님의 마지막 가르침이자 유언과도 같습니다.

사건의 전개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은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제자들의 더러운 발을 일일이 씻겨 주셨습니다. 당시 발을 씻기는 일은 가장 낮은 종이 하는 일이었습니다.

의미와 중요성

  1. 낮아짐의 영성: 하나님과 본체이신 분이 종의 형체를 입고 인간을 섬기시는 모습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통치 원리가 '군림'이 아닌 '희생적 섬김'에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2. 새 계명 (서로 사랑하라): 발을 씻기신 후 예수님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교리적 지식이 아니라 실천적 사랑에 있음을 명시한 것입니다.
  3. 베드로와의 대화: 발을 씻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는 말씀을 통해, 주님의 용서와 씻김이 없이는 아무도 구원의 관계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음을 교훈하셨습니다.

5. 결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

요한복음이 전하는 이 세 가지 사건은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형성합니다.

  • 가나의 혼인 잔치를 통해 예수님이 우리의 근원적인 목마름을 채우시는 분임을 알게 하고,
  • 나사로를 살리심을 통해 그분이 죽음을 이기신 생명의 주관자이심을 확증하며,
  • 세족식을 통해 그 위대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고 섬기시는 분임을 보여줍니다.

사도 요한은 이 모든 기록을 통해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이 예수를 누구라 하겠습니까?" 요한복음의 사건들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삶에 찾아와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고, 죽은 영혼을 깨우며, 우리의 지친 발을 씻기시는 예수님을 대면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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