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의 66권 중 요한계시록 바로 앞에 위치한 **유다서(The Epistle of Jude)**는 단 한 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서신이지만, 그 내용은 마치 폭풍전야의 경고장처럼 강렬하고 묵직합니다. 이 책은 교회 내부로 몰래 침투한 '거짓 교사'들에 맞서 믿음의 도를 지키기 위해 기록되었습니다.
서론: 믿음의 선한 싸움을 위한 긴급 소집령
유다서의 저자인 유다는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요 야고보의 형제'라고 소개합니다. 여기서 야고보는 예루살렘 교회의 수장이었던 야고보를 의미하며, 따라서 유다는 육신적으로 예수님의 동생이기도 합니다. 그는 원래 구원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을 편지로 쓰려 했으나, 교회의 급박한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내용을 수정합니다.
당시 교회에는 복음의 자유를 '방종'으로 바꾸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한 주재 되심을 부인하는 **가만히 들어온 사람들(거짓 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유다는 성도들에게 "성도에게 단번에 주신 믿음의 도를 위하여 힘써 싸우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짧은 서신은 심판의 엄중함과 성도의 거룩한 보존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1. 역사 속의 세 가지 심판 모델 (불신앙과 타락의 본보기)
유다는 거짓 교사들이 받을 심판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이미 역사 속에서 증명된 하나님의 공의임을 강조하기 위해 구약의 세 가지 대표적인 심판 사건을 소환합니다.
사건의 맥락
- 출애굽 세대의 멸망: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애굽에서 구원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광야에서 믿지 아니함으로 인해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멸망당한 사건입니다.
- 천사들의 타락과 구금: 자기 지위를 지키지 않고 처소를 떠난 천사들을 하나님께서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신 사건입니다. 이는 영적인 존재조차 권위에 도전할 때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 불 심판: 음란과 다른 육체를 따라가다가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은 사건입니다.
사건의 중요성
유다가 이 고대 사건들을 열거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과거에 하나님을 거역했던 자들이 심판받았듯이, 지금 교회 안에서 방종을 가르치는 자들도 동일한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이는 신앙의 여정에서 '시작'보다 중요한 것이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태도'임을 일깨워줍니다.
2. 모세의 시신을 둘러싼 미가엘과 마귀의 다툼
유다서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신학적으로 중요한 대목 중 하나는 천사 장 미가엘과 마귀가 모세의 시체를 놓고 다투는 장면입니다. 이는 외경인 '모세 승천기'의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건의 맥락
모세가 죽었을 때, 마귀는 모세의 과거 실수(사람을 죽인 일 등)를 근거로 그의 시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비방했습니다. 그러나 천사 장 미가엘은 그 높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마귀를 직접 비방하거나 정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께서 너를 꾸짖으시기를 원하노라"**며 모든 심판의 권위를 오직 하나님께만 돌렸습니다.
사건의 의미
유다는 이 기이한 사건을 왜 기록했을까요? 바로 당시 거짓 교사들이 **'꿈꾸는 자들'**로서 권위를 업신여기고 영광스러운 존재들을 비방했기 때문입니다. 천사 장조차도 하나님의 주권을 존중하며 함부로 판단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인간인 거짓 교사들이 영적인 이치를 알지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짐승과 같은 본능적 악행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입니다. 이는 공동체 내에서 '영적 겸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대목입니다.
3. 에녹의 예언과 경건치 않은 자들에 대한 최후 통첩
유다는 아담의 칠대 손 에녹이 선포한 심판의 메시지를 인용하며, 거짓 교사들의 정체와 그들이 맞이할 종말을 확증합니다.
사건의 맥락
에녹은 인류 역사상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진 인물로, 그는 당시의 경건하지 않은 세상에 대해 예언했습니다. 유다서 14-15절에 기록된 에녹의 예언은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임하셨나니 이는 뭇 사람을 심판하사 모든 경건하지 않은 자의 경건하지 않게 행한 모든 경건하지 않은 일...로 말미암아 그들을 정죄하려 하심이라"는 내용입니다.
사건의 특징 (거짓 교사의 6가지 비유)
유다는 에녹의 예언을 인용한 뒤, 거짓 교사들을 자연 현상에 빗대어 묘사합니다.
- 기탄없이 먹는 암초: 공동체의 사랑의 애찬을 파괴하는 존재.
- 자기 몸만 기르는 목자: 이기심으로 가득 찬 지도자.
- 바람에 불려가는 물 없는 구름: 소문만 무성하고 생명력이 없는 가르침.
- 죽고 또 죽어 뿌리까지 뽑힌 열매 없는 가을 나무: 소망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
- 자기 수치의 거품을 뿜는 바다의 거친 물결: 부끄러운 행위를 당당하게 드러냄.
- 영원히 예비된 캄캄한 흑암으로 돌아갈 유리하는 별들: 방향을 잃고 방황하는 자들.
이 비유들은 거짓 교사들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모르나 실상은 공허하며, 결국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임을 선언합니다.
결론: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라
유다서는 무서운 심판의 메시지로 끝나지 않습니다. 유다는 성도들에게 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 지키라: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십시오.
- 기다리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십시오.
- 긍휼히 여기라: 의심하는 자들을 긍휼히 여기고, 불에서 끌어내어 구원하십시오.
마지막으로 유다는 "능히 너희를 보호하사 거침이 없게 하시고 너희로 그 영광 앞에 흠이 없이 기쁨으로 서게 하실 이"를 찬양하며 서신을 맺습니다. 유다서는 결국 우리를 끝까지 붙드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지만, 그 은혜 안에서 성도는 깨어 '믿음의 경주'를 경주해야 한다는 엄중한 권고를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