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의 **이사야서(Isaiah)**는 '구약의 복음서' 또는 '제5복음서'라고 불릴 만큼 신약의 핵심 진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거대한 예언서입니다. 총 6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경 전체(66권)의 축소판과 같아서, 1~39장은 심판과 율법을(구약), 40~66장은 위로와 회복(신약)을 상징합니다.
이사야서를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3가지 사건과 그 영적 의미를 서론을 포함하여 상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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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거룩하신 하나님과 그분의 대변인, 이사야
이사야서는 기원전 8세기경, 남유다가 영적으로 부패하고 외세(앗수르)의 위협 속에 풍전등화의 위기를 겪던 시기에 기록되었습니다. 이사야라는 이름의 뜻은 **"여호와는 구원이시다"**입니다. 이 이름 그대로 이사야서는 이스라엘의 죄악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경고하면서도, 결국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한 아기(메시아)'를 통해 인류를 어떻게 구원하실지를 장엄한 시적 필체로 묘사합니다.
이사야서를 이해하는 열쇠는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The Holy One of Israel)'**라는 칭호입니다. 이사야는 하나님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거룩한 분으로 인식했으며, 그 거룩함 앞에 선 인간의 죄성을 뼈저리게 통감했습니다. 이제 이사야의 사역과 이스라엘의 역사 속에서 전환점이 된 3가지 결정적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1. 첫 번째 사건: 이사야의 소명과 천상 어전 회의 (6장)
이사야서 전체의 영적 기초가 되는 사건은 6장에 기록된 이사야의 소명 사건입니다. 웃시야 왕이 죽던 해, 국가적 슬픔과 혼란 속에서 이사야는 성전에 들어갔다가 하늘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목격합니다.
거룩함과의 조우
이사야는 높이 들린 보좌에 앉으신 주님을 보았고, 스랍(천사)들이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때 이사야가 보인 첫 반응은 기쁨이 아니라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라는 절망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절대적인 거룩함 앞에 자신의 부정함을 깨달은 것입니다.
숯불로 인한 정결과 파송
이때 스랍 하나가 제단 숯불을 가져와 이사야의 입술에 대며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다"고 선포합니다. 정결함을 얻은 이사야는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라는 하나님의 음성에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라고 응답합니다.
[영적 의미] 이 사건은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죄의 자각'과 '은혜에 의한 정결'을 보여줍니다. 이사야는 이 환상을 통해 평생 동안 전할 메시지의 핵심, 즉 "심판 뒤에 남겨진 그루터기(남은 자)"의 소망을 품게 됩니다.
2. 두 번째 사건: 히스기야의 기도와 앗수르 군대의 전멸 (36~37장)
이사야서의 전반부(심판)와 후반부(회복)를 잇는 역사적 가교 역할을 하는 사건이 바로 히스기야 왕 시대의 앗수르 침공입니다. 이는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적인 기적 중 하나로 꼽힙니다.
풍전등화의 위기와 비방
앗수르의 왕 산헤립은 당시 세계 최강의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앗수르의 장군 랍사게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을 모욕하며 항복을 권유합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유다의 멸망은 기정사실이었습니다.
히스기야의 옷을 찢는 기도
히스기야 왕은 이 위기 앞에서 이사야에게 기도를 부탁하고, 스스로도 성전에 올라가 산헤립의 편지를 하나님 앞에 펴놓고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에 이사야는 하나님의 응답을 전합니다. "그가 이 성에 이르지 못하며 화살 하나도 이리로 쏘지 못하리라."
하룻밤 사이의 역전
성경은 그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가서 앗수르 진중에서 18만 5천 명을 쳤다고 기록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모두 송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인간의 군사력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능력으로만 구원이 임한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영적 의미] 이 사건은 이사야서 전반부의 핵심 주제인 '하나님만을 의뢰하라'는 메시지의 실전판입니다. 애굽이나 앗수르 같은 강대국을 의지하지 않고 오직 거룩하신 하나님께 엎드릴 때, 불가능한 구원이 일어남을 보여줍니다.
3. 세 번째 사건: 고난받는 종의 대속과 승리 (53장)
마지막으로 알아야 할 가장 위대한 '사건'은 역사적 과거라기보다 이사야가 예언한 미래의 사건, 즉 메시아의 고난과 대속입니다. 이사야 53장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가장 명확하게 예언한 '복음의 심장'입니다.
멸시받는 종의 모습
이사야는 장차 올 메시아가 영광스러운 왕의 모습이 아니라,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는" 고난받는 종의 모습으로 올 것을 예언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고 간고를 겪으며 도살장에 끌려가는 어린양처럼 침묵합니다.
대속의 원리
53장 5절은 이 사건의 본질을 꿰뚫습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형벌을 그가 대신 담당함으로써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나음을 입었다는 '대속(Substitution)'의 원리가 완벽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부활과 승리
고난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사야는 그가 "그의 씨를 보게 되며 그의 날은 길 것이요"라고 예언하며, 고난 뒤에 올 영광과 부활, 그리고 수많은 사람을 의롭게 할 승리를 선포합니다.
[영적 의미] 이 사건(예언)은 이사야서 후반부(40~66장)의 주제인 '위로와 소망'의 근거가 됩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은 그들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종이 대신 치른 희생을 통해 완성된다는 복음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결론] 심판을 넘어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이사야서는 **심판(1~39장) - 구원(40~55장) - 영광(56~66장)**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세 가지 사건은 이 흐름의 핵심 기둥입니다.
- 소명 사건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게 됩니다.
- 히스기야의 사건을 통해 역사의 주관자가 하나님이심을 배우며 신뢰를 훈련합니다.
- 고난받는 종의 사건을 통해 마침내 죄의 문제를 해결받고 영원한 구원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사야서의 대미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으로 장식됩니다.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뛰놀고, 다시는 슬픔이 없는 영원한 나라입니다. 이사야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옛 예언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삶에 찾아오셔서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도우리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