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의 **아가(Song of Songs)**는 성경 66권 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책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남녀 간의 뜨겁고 농밀한 사랑을 노래하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과 인간, 그리스도와 교회 사이의 깊은 영적 친밀함이 담겨 있습니다.
요청하신 대로 아가의 핵심 의미를 담은 서론과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성경 알아가기 (아가서~호세아서) 요약및해설 바로가기
[서론] 사랑, 그 지고한 노래의 시작
성경의 정가운데 위치한 '아가(雅歌)'라는 제목은 한자어로 '우아한 노래'를 뜻하지만, 히브리어 원어인 '쉬르 하쉬림(Shir Hashirim)'은 **'노래 중의 노래(The Song of Songs)'**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는 마치 '만왕의 왕'이라는 표현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노래보다 가장 뛰어나고 가치 있는 최고의 노래라는 의미입니다.
많은 이들이 성경이라는 거룩한 경전에 왜 이토록 노골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의 표현이 담겨 있는지 의아해하곤 합니다. 심지어 아가서에는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습니다(8:6의 '여호와의 불'에 대한 암시 제외). 그러나 유대교 전통과 기독교 신학은 이 책을 성경의 핵심으로 보았습니다. 랍비 아키바는 "온 세상이 아가서가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날만큼 가치 있는 날은 없었다. 모든 성경은 거룩하나 아가서는 지성소와 같다"라고 극찬했습니다.
아가서는 솔로몬 왕과 술람미 여인이라는 평범한 시골 처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들의 사랑은 단순히 육체적인 욕망을 넘어, 한 영혼이 주님을 발견하고, 시련을 겪으며 성숙해지고, 마침내 죽음보다 강한 완전한 연합에 이르는 영적 여정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아가서를 읽을 때 주목해야 할 핵심적인 세 가지 사건(단계)을 통해 그 깊은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1. 첫 번째 사건: 부르심과 첫사랑의 황홀경 (입맞춤의 갈망)
아가서의 시작은 매우 강렬합니다. **"내게 입맞추기를 원하니 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나음이로다" (1:2)**라는 고백으로 포문을 엽니다. 이는 신부가 신랑의 사랑에 완전히 매료되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주요 사건입니다.
낮은 자를 향한 선택
술람미 여인은 자신을 가리켜 "비록 검으나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당시 뙤약볕에서 포도원을 돌보느라 피부가 그을린 모습은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임을 상징합니다. 반면 솔로몬은 왕의 영광을 가진 존재입니다. 이 불균형한 만남은 전적인 '은혜'를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보잘것없는 우리를 먼저 찾아오시고, 우리의 거친 모습 그대로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라고 불러주시는 사건이 바로 아가의 출발점입니다.
친밀함의 회복
신부는 왕의 침실로 인도함을 받으며 세상의 그 어떤 기쁨(포도주)보다 주님의 사랑이 귀함을 깨닫습니다. 이 단계에서 신자는 신앙의 초창기에 느끼는 뜨거운 감격과 기쁨을 경험합니다. 주님의 임재 안에서 보호받고, 그분의 사랑이 나를 덮고 있다는 확신 속에 거하는 단계입니다. 이는 모든 영적 여정의 동력이 되는 '첫사랑'의 사건입니다.
2. 두 번째 사건: 위기와 부재, 그리고 성숙한 찾음 (밤의 시련)
사랑은 언제나 달콤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아가서의 중간 부분(3장, 5장)에는 신부가 신랑을 잃어버리고 찾아 헤매는 긴박하고 고통스러운 사건이 등장합니다.
안일함과 거절
5장에서 신랑은 밤이슬에 젖은 채 신부의 문을 두드립니다. 하지만 신부는 "내가 옷을 벗었으니 어찌 다시 입겠으며 내가 발을 씻었으니 어찌 다시 더럽히랴"며 귀찮음과 안일함으로 신랑의 부름을 거절합니다. 신부가 마음을 돌려 문을 열었을 때, 신랑은 이미 떠나고 없었습니다.
연단을 통한 성장
신부는 예루살렘 거리를 헤매며 신랑을 찾습니다. 이 과정에서 파수꾼들에게 매를 맞고 겉옷을 빼앗기는 수치를 당하기도 합니다. 이 사건은 신앙생활에서 겪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멀리 계신 것 같고, 기도가 응답되지 않는 것 같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시련은 신부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신랑이 주는 '선물과 안락함'을 사랑했다면, 이제는 '신랑 그 존재 자체'를 갈망하게 됩니다. 신부는 예루살렘 딸들에게 말합니다. "내가 내 사랑하는 자에게 병이 났다고 전해다오." 이는 주님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다는 절박한 신앙의 고백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됩니다.
3. 최종적 사건: 인(印) 친 사랑과 죽음보다 강한 연합
아가서의 절정은 8장에 나타나는 사랑의 확증입니다. 신부는 신랑에게 **"너는 나를 도장 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 같이 팔에 두라" (8:6)**고 요청합니다. 이는 결코 변치 않는 영원한 소유와 연합을 상징하는 결정적 사건입니다.
죽음보다 강한 사랑
성경은 이 사랑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질투는 스올 같이 잔인하며 불길 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 여기서 '여호와의 불'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이 사랑의 근원이 인간이 아닌 하나님께 있음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성숙한 신부의 사명
마지막 단계에서 신부는 더 이상 자신의 안위만을 구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작은 누이"를 걱정하며 다른 영혼들을 돌보는 성숙함을 보입니다. 또한, 신랑이 속히 오기를 기다리며 "내 사랑하는 자야 너는 빨리 달리라"고 외칩니다. 이는 요한계시록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마라나타)"라는 고백과 맞닿아 있습니다.
신랑과 신부의 사랑이 개인의 만족을 넘어, 온전한 하나 됨(Oneness)을 이루고 영원한 나라를 소망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결론] 우리 삶에 적용되는 아가의 노래
아가서는 단순히 과거 솔로몬의 연애담이 아닙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러브레터'입니다.
- 자존감의 회복: 세상의 잣대로는 '검고 보잘것없는' 우리를, 하나님은 "나의 누이, 나의 신부야 네가 내 마음을 빼앗았구나"라며 극찬하십니다. 이 사랑을 깨달을 때 우리의 정체성이 바뀝니다.
- 관계의 우선순위: 아가서는 일(사역)보다 관계(사랑)가 우선임을 가르칩니다. 포도원을 지키느라 정작 자신의 포도원(마음)을 돌보지 못했던 신부가 신랑과의 교제를 회복하는 과정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 영원한 소망: 이 땅의 사랑은 불완전하지만, 아가서가 지향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은 죽음조차 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첫사랑의 감격 속에 있습니까, 아니면 주님이 느껴지지 않는 밤의 거리를 헤매고 있습니까? 아가서는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주님은 여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며, 그분의 사랑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여호와의 불'과 같다고 말입니다. 이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주님과의 친밀함이 회복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