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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 꼭 알아야 할 3가지 사건 : 해 아래에서의 허무, 그 너머의 진리

by 라킬프에22 2026.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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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전도서(Ecclesiastes)**는 잠언이 말하는 ‘인과응보’의 질서를 넘어,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모순과 허무, 그리고 죽음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철학적 영성’의 정수입니다. 


[서론] 해 아래에서의 허무, 그 너머의 진리

전도서는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1:2)"라는 충격적인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헛되다'는 히브리어 **'헤벨(Hevel)'**은 단순히 가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안개'나 '숨결'처럼 손에 잡히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덧없음을 의미합니다.

저자로 추정되는 솔로몬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부귀영화와 지혜를 누렸던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인생의 황혼기에 던지는 이 메시지는 역설적이게도 참된 소망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이정표가 됩니다. 전도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의지하던 모든 우상—성공, 지식, 쾌락, 정의—이 죽음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폭로하며, '해 아래(Under the sun)'의 삶이 아닌 '해 위(Above the sun)'의 하나님을 바라보게 합니다.


1. 지혜와 쾌락의 실험: "나를 위하여" 쌓은 성벽의 붕괴 (전도서 2장)

첫 번째 결정적 사건은 전도자가 수행한 **'인생 최대의 행복 실험'**입니다. 그는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을 극단까지 밀어붙여 보았습니다.

사건의 전개

전도자는 지혜를 쌓는 일에 몰두해 보았고, 그다음에는 술과 웃음, 그리고 거대한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위하여 집들을 짓고, 포도원을 일구고, 노비들을 사고, 은금과 보물을 쌓았습니다. 심지어 눈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멀리하지 않았습니다.

  • 실패한 만족: 그러나 이 모든 실험의 끝에 내린 결론은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으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2:11)"이었습니다.
  • 지혜의 한계: 그는 지혜자가 우매자보다 낫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두 사람 모두 똑같이 죽음을 맞이하며 잊혀진다는 사실에 괴로워합니다.

우리에게 주는 의미

이 사건은 현대인의 무한 경쟁과 소비주의에 경종을 울립니다. 내 힘으로 쌓아 올린 업적과 소유는 결코 영혼의 갈증을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도자는 이 '허무의 바닥'을 친 후에야 비로소 사람이 먹고 마시는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 "하나님의 손에서 나오는 것(2:24)"임을 깨닫게 됩니다.


2. 때(Time)의 주권을 대면함: 모든 것에는 기한이 있다 (전도서 3장)

두 번째 사건은 인간이 시간의 주인이라는 오만을 깨뜨리는 **'때에 관한 장엄한 선포'**입니다.

사건의 내용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3:1)"로 시작되는 이 유명한 시편적 고백은 생과 사, 심음과 거둠, 멂과 가까움 등 인간 삶의 대립하는 28가지 상황을 나열합니다.

  • 통제 불가능성: 인간은 날 때와 죽을 때를 스스로 정할 수 없습니다. 울 때와 웃을 때조차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되지 않습니다. 전도자는 이를 통해 인간이 시간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역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대한 섭리라는 파도 위에 떠 있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하나님은 모든 것을 때를 따라 아름답게 만드셨고, 인간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3:11). 그러나 하나님이 하시는 일의 시종을 인간은 다 알 수 없습니다.

신학적 통찰

이 장면은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칩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의 때나 번영의 때가 영원하지 않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현재의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됩니다. 내 계획이 무너지는 '사건'조차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는 필연적인 '때'임을 인정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3. 죽음이라는 절대적 평등: "모든 사람의 결국이 일반이라" (전도서 9장)

세 번째 사건은 전도서 전체에서 가장 어둡지만 가장 정직한 관찰인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대한 직시'**입니다.

사건의 성격

전도자는 세상의 모순을 목격합니다. 의인이 고난받고 악인이 장수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보며 분노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불공평을 단번에 종결시키는 사건이 있으니, 바로 '죽음'입니다.

  • 동일한 종말: "모든 사람의 결국은 다 일반이라(9:2)." 의인이나 악인이나, 깨끗한 자나 더러운 자나 결국 모두 흙으로 돌아갑니다. 전도자는 살아 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고 말하며 죽음의 허무를 극대화합니다.
  • 현재의 가치(Carpe Diem): 이 죽음의 확실성은 허무주의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도자는 죽음이 예고되어 있기에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 기름을 그치지 아니하도록 할지니라(9:8)"고 권면합니다. 즉, 죽음 앞에서 오늘 하루 사랑하는 아내와 즐겁게 살고, 네 손이 닿는 일을 힘을 다해 하라는 것입니다.

현대적 적용

죽음을 기억하는 삶(Memento Mori)은 우리를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합니다. 언젠가 사라질 권력과 재물에 목숨 거는 대신, 오늘 내게 주어진 생명과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야말로 전도서가 제안하는 '해 아래에서의 가장 현명한 삶'입니다.


[결론] 허무를 뚫고 나오는 경외의 신앙

전도서는 차가운 허무주의의 바다를 통과하여, 결국 따뜻하고 견고한 신앙의 대지에 도달합니다. 책의 마지막 결론은 모든 방황을 끝내는 종지부를 찍습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전도서 12:13)

전도서가 말하는 3가지 사건—성취의 허망함, 때의 주권, 죽음의 필연성—은 우리를 절망시키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붙들고 있는 썩어질 동아줄을 놓게 함으로써, 영원하신 하나님만을 붙들게 하려는 역설적인 사랑의 매입니다.

인생은 해 아래서 보면 답이 없는 수수께끼 같지만, 하나님 안에서 보면 모든 순간이 그분이 주신 선물(Gift)입니다. 전도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잡히지 않는 안개를 잡으려 합니까, 아니면 안개 너머에 계신 창조주를 경외하겠습니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당신의 남은 생애를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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